학교에서 보물찾기

[영어] 2022 제주 민주평통 영어 스피치 대회2(ft.영어 교육)

지지파 2022. 11. 29.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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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영어 관련 대회는 대부분 부모, 학원 교사들의 손을 타기 마련일 것이다. 나 역시 아이와 대략적인 구조를 이야기 나누고, 고칠 부분들은 고치지만 아이는 둘째는 고집이 있어서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쓰고 싶어 한다. 그리고 영어로 곧잘 긴 문장을 써내려 간다. 당연히 모든 단어를 알지 못하니까 단어를 찾아보기는 하지만, 비교급이라든가, 관계대명사라든가, 가정법 등을 활용한 어려운 문법을 활용하여 작문을 하여 놀라게 한다. 몇 번이나 구글 번역을 한 거 아니냐고 물어보면 아니라고 한다. 아이는 자기가 영어를 보면 은/는, 이/가 처럼 어색함을 구분할 정도로 모국어처럼 잘한다고 자랑한다. 그리고 이러한 문법 요소에 대해 영어로 배운 적은 있어도, 한국말로 배운 적이 없어 학교 영어 시험에서는 불리하다고 불평한다. 

 

아무튼 통일에 대해 한 번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 뻔한 녀석한테 밀리의 서재에서 통일 관련 몇 권의 책을 추천해주었고, 아이는 통일을 하자는 것인지, 통일을 하지 말자는 것인지 애매한 원고를 작성했다. 제출 마감일 3일 전 원고를 마무리하고 학교 원어민 선생님한테 검토를 부탁드려 달라고 했지만, 결국은 마감일까지 간신히 원고를 수정해서 제출했다. 

 

대회 당일 가보니 전체 중등 참가학생은 아홉 명이었고, 그 중 한 명은 대회에 나오지 않았다. 최우수 1명, 우수상 3명씩 4종류, 장려상 5명이니까 이건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보니 초등까지 합해서 시상을 하는 거였다. 8명 중 3명은 원고를 나와서 읽는 수준이었었고 3~4명은 꽤 준비를 많이 한 거 같았다. 

아이가 떨면서 하다가 잊어버려서 당황하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한 번도 막히지 않고, 긴 원고를 줄줄 자신 있게 외워 발표를 하였다. 내심 어쩌면 1등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상에 앞서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들었다. 제주대 영어 교육과 교수, 초등영어 교육 교수, 원어민 교사 3명이 있었는데, 모두 심사평을 이야기하여 거의 30분이 넘었다. 솔직히 좀 지루했는데, 앞으로 이런 대회가 있을 때 참고하면 좋을 이야기도 많았다. 

영어 스피치 대회에서 중요한 팁들.
1. 원고 분량이 많아 시간 안에 빠르게 암송하는 것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분량을 줄이고, 말하는 속도를 늦추고, 청중과 눈을 마주치고, 반응을 살피는 등 진짜 말하듯(외우는 것이 아니라) 교감하는 스피치가 되어야 한다. 
2. 비언어적 표현을 굉장히 중시하더라. 그런데 과장되고, 유아틱한 제스처가 아니라 얼굴 표정, 눈빛을 비롯한 자연스러운 감정의 표현이 중요하단다. 사실, 자신이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것들이 되기는 어려울 거 같다. 훨씬 더 많이 준비하여 자연스러운 연기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3. 원고 점수+발표 점수로 이루어져 있었다. 원고는 너무 어려운 단어나 문법을 사용하기보다는 일상적이고 쉬운 단어로 작성하고, 제목만 봐도 원고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원고 제목을 잘 붙여야 한다고 강조를 하였다. 
4. 자연스러운 발표가 되도록 거울을 보고 연습하고 연습해야 한다.

 

 

쭉 듣다보니 1등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고를 많이 줄일 걸, 괜히 많은 원고 분량을 외우느라 고생했네. 일어서서 청중을 보고 눈마주치며 하는 연습을 많이 할 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러나 대회에 도전하고 스스로 준비해서 자신 있게 발표한 아들 녀석이 더없이 자랑스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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