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보물찾기/생활 중 보물찾기

전통찻집- 귀천

지지파 2022. 10. 2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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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나는 죽을 때 뭐라고 할까? 아름다웠더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하는 시다.

 

서울미술관에서 나와 경복궁역으로 가서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이름도 길다) 늦은 점심을 먹고 인사동에 갔다. 문득 귀천이 아직도 있을까 싶은데 네이버 지도에 나왔다. 그런데 위치가 내가 기억하는 그 쪽이 아니었다. 

천상병 시인이 돌아가시고 사모님이신 목순옥 여사님이 운영하실 때 와이프, 그리고 서울 올라온 친구들을 데려가서 모과차를 마시곤 했는데 딸과 같이 가니 느낌이 묘했다. 19년 전에 이전을 했다고 한다. 사장님은 낯설지 않았는데 여사님이 계실 때 종종 일을 도와주시던 조카분이라고 한다. 예전 가게보다 내부는 더 커졌는데 문인들이 와서 이야기를 나누는 등 분위기는 비슷했다. 갑자기 이십대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큰 컵 가득 한사발씩 주는 것과 맛이 여전하다. 그 느낌도. 그리움도. 평온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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