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는 유독 마음이 힘들었는데 3명의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2020년 6월 25일 녹색평론 발간인 김종철 교수, 7월 6일 엔리오 모리꼬네, 7월 9일 박원순. 사실 김종철 교수 책은 이래 저래 사놓고 보지를 못했으나 한 번 강의를 듣고 흠모하게 되었고, 엔리오 모리꼬네라는 이름도 모르고 미션, 시네마 천국의 음악을 워낙 좋아했었다. 그리고 그가 직접 쓴 부고 기사를 읽고 그 영화 음악을 작곡한 작곡자가 엔리오 모리꼬네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가 황야의 무법자, 원스 오펀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작곡자라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그의 음악을 반복해서 듣게 되었고 그의 음악은 나의 오래전 기억을 돌려주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952694.html
시네마 천국이 1988년 작품이니까 내가 중3 때이고 누나가 대학교 1학년 때 나온 작품이다.
아마도 누나가 데려가서 보여준 거 같은데 어디서 보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누나는 나를 불러 뮤지컬 '캣츠'를 보여주기도 했고, 대학 입학 후에는 대학로에 있는 '조르디'라는 근사한 맥주집에 데려가 장작불을 보며 맥주를 마시기도 했다. 고마운 누나다.
시네마천국을 본 후 너무 좋아서 그 후 열 번은 더 본 거 같다. 교사가 되고, 상담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던 중 MBTI에 꽂혔다. MBTI연수를 갔는데 같은 성격 모둠에서 대표가 나와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하는 순서가 있었다.
우리 모둠에서는 내가 나가게 되었는데 질문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인가였다. 당연히 '시네마 천국'이었다. 두 번째 질문은 가장 좋아하는 책은 무엇인가 였다. 나는 한국소설 중에서는 '당신들의 천국', 외국소설 중에서는 '천국의 열쇠'를 좋아한다고 하였다. 강사는 내가 좋아하는 건 모두 '천국'이 들어가네요 하고 알려주었다. 지금껏 깨닫지 못했던 것이었다. 나는 확실히 이상주의자구나 깨달을 수 있었다.
시네마 천국의 내용을 여기서 다시 이야기하지 않아도 될 거 같다. 워낙 많이 나와 있으니까. 단, 이번에 엔리오 모리꼬네를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소개해주면서, 그 영화를 다시 보면서 왜 알프레드 아저씨는 토토에게 삭제한 키스신 모음을 선물로 남겨 주었을까? 에 대한 대답을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그건 사랑이었다. 두 사람이 키스를 할 때 느끼는 그 사랑의 감정 만큼 큰 사랑을 알프레드 아저씨는 토토에게 준 것이다. 어쩌면 토토가 사랑한 엘레나와의 몇 차례 진한 키스만큼, 아니 그보다 더 큰 사랑이었을 것이다. 필름통에 있던 모든 키스신의 사랑을 모을 만큼 큰 사랑이었을 것이다. 알프레드 아저씨가 토토에게 준 사랑은.
'삶의 보물찾기 > 영화에서 보물찾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 (0) | 2022.11.30 |
---|---|
[빌리 엘리어트] 백조가 진짜 인간이 되기 위해 (0) | 2020.09.03 |
다시 사랑1-대만 영화 ‘나의 소녀 시대’(our times, 2015) (0) | 2019.08.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