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보물찾기/나는 사회 교사다.

[사회 수업] (첫시간에) 학생들과 사회과목의 교육목표를 나누세요.2

지지파 2023. 6. 7.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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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에 가서 처음 학교에 가서 인사를 드렸을 교감 선생님께서는 '우리 학교 학생들은 수능을 보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수업을 마음껏 해보라' 말씀하셨다

수능에 대한 부담도, 진도에 대한 부담도 없었다. 

학생들의 수업 태도도 좋았다. 

이것 저것 시도도 해보고, 실패도 해보았지만, 원하는 수업을 마음껏 해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수업이 무르익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 수업 1차시-사회 과학과 사회 수업.pptx
5.61MB
사회 수업 2차시-사회 과목의 성격과 교육목표.pptx
5.87MB

그렇게 재밌게 수업을 하는데 코로나가 터졌다.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도 모둠 수업, 프로젝트 수업을 하였다. 그런데 평가가 문제가 되었다. 

학생들이 등교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베트남 당국에서 학교를 오지 못하게 하니까 시험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온라인 평가를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시험을 치를 것인가에 대한 각 과목별로 논의가 되었다.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왔다. 

나는 수행 100% 하기로 하였다. 점수를 깎을 학생이 없을 만큼 대부분의 아이들이 다 열심히 했고, 좋은 점수를 받았다. 만점자가 많이 나와 1등급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신경이 쓰였지만, 개의치 않았다. 나는 열심히 가르쳤고, 아이들은 열심히 했으니까 학생들은 좋은 점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의 수업에서의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껏 학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교원 평가 결과가 나올 거라고  내심 기대를 했다
그런데 호치에서 근무하는 동안에 최악의 점수가 나왔다 이유는 학생들의 서술에 따르면 그게 두가지가 낮은 점수의 이유인 거 같았다.  

 

첫째, 모둠 활동을 너무 많이 한다는 것이었다.
둘째, 평가 결과가 너무 좋아 변별이 되지 않는다는 거였다

 

교원 평가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니까 ‘그래? 그러면 영상 찍어 올려주고, 2학기 때 시험문제를 독하게 어렵게 내줄까’ 하는 오기도 생겼다
그런데 그때가 6단원 ‘정의’ 중 공동체주의의 입장을 가르칠 때였다. 마이클 샌들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수업 마지막 부분에 ‘공동체주의’에 대해 강의를 하는데 주로 ‘자격’의 문제를 다루었다. 그 사회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누구에게 주어야 하는가, 누가 받을 자격이 있는가는 사회을 결정된다는 입장이다. 아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통합사회에서 교과우수상을 받아야 할 자격이 있는 학생은 누구인가’에 대해 토론을 하였다. 토론에 도움을 주기 위해 ‘사회과 교육과정’을 나눠주고, 성격과 교육목표에 대해 설명을 하였다. 자연스럽게 통합사회 시간에 우수한 학생은 ‘창의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 문제해결능력’이 있고,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는 학생이라고 의견이 모아졌다. 

조금 더 나아가 이것을 측정할 수 있는 평가 방법이 무엇인지, 이러한 사회과 교육목표에 적합한 수업 방식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논했다. 

학생들은 ‘영악하게’ 교사가 의도한 바를 알아차린 것도 있겠지만, 대체로 왜 모둠 수업을 해야 하는지, 지식을 평가하는 지필평가가 왜 적합하지 않은지 이해하는 거 같았다. 

 

나는 모둠 수업을 비롯한 배움 중심 수업을 하고 싶다면, 그리고 지필평가 보다는 평가의 본연에 가까운 평가를 하고 싶다면, 그리고 지필평가를 출제할 때의 난이도 조절의 부담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면 먼저, 사회과의 성격, 교육목표, 수업 방식과 평가에 대해 학생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고 생각한다. 

 

한국에 복귀해서 중3 사회를 가르칠 때는 이것을 하지 않았다. 너무 어려울 거 같았기 때문이다. 또 잠시 동안은 안심을 했다. 모둠으로 앉는 것에 거부감을 표현하는 학생들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후회를 했다. 모둠으로 자리를 이동해야 하는 것도 정말 싫어했고, 모둠 활동에도 잘 참여하지 않았다. 물론 이것은 어느 정도 학교와 지역의 특성에 오는 이유가 더 클 것이다. 사회과 교육목표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했다고 학생들의 수업 태도가 크게 달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미리 함께 이야기를 했더라면, 지속적으로 사회 수업의 가치를 이야기할 수 있었을 것이고, 아이들은 사회 수업 내용은 잘 몰라도,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 등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쉽다.  


북경한국국제학교로 다시 1년만에 온 이유에는 한국에서의 수업에서의 어려움이 가장 컸다. 그러나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서 개학하기 전에 한국에 돌아가야 했고, 비자가 나오지 않아 한국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영상을 제작하였는데 통합사회 첫시간에 사회과목의 성격과 교육목적, 그리고 수업과 평가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였다. 그리고 학교에 다시 와서 학생들을 만난 첫시간에도 다시 그 이야기를 하였다. 학생들은 잘 이해하고 수업을 하고 있다. 

 

또 다시 그놈의 평가 문제가 생겼다. 나는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있고, 학생들은 최선을 다해 수업을 받고 있다. 수업 시간에 중요하게 가르친 것을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변별을 위해 가르치지 않은 것을 출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난 지금껏 수도 없이 가르치지 않은 것을 교과서에 있다는 이유로 출제하곤 했다. 

꼬아 놓은 문제도 사회과의 역량을 측정하는데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꼬아 놓은 난이도 높은 문제는 아주 좋은 경우 자료 해석(정보 처리 능력)을 측정해 볼 수 있겠으나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 공동체 역량 등을 측정할 수 없다. 그냥 지식 정도를 측정한다고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단, 학생들이 지식을 잘 배우고, 지식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건 35~40%가 정도가 적당해 보인다. 

 

아무튼 이런 생각으로 문제를 출제하니 문제는 쉬었고, 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받았다. 100점도 많이 나왔다. 솔직히 성적 관련 업무 담당자에게 문제가 너무 쉬워 성적이 높으면 문제가 되느냐 몇 번을 물었으니 내가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사회적 압력에 그것을 지키면서 사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고민을 학생들에게 이야기했다. 나의 평가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조금은 엄살을 떨기도 하였다. 

 

“시험 문제가 너무 쉬워서 민원이 발생하고, 교장실에 끌려가는 거 아닐까 걱정돼.’

 

그랬더니  학생이 ‘그러면 선생님께서 저희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대로 말씀해 주세요.’라고 안심시켜 주었다. 100점을 받은 학생이었다. 

 

지금은 2차 지필고사 출제 기간이다. 그렇지만 출제에 대한 부담은 그렇게 크지 않다. 

 

 

사회 수업 1,2차시 PPT는  첨부파일로 공유하겠습니다.  

아래는 학생들에게 보여준 통합사회에 대한 설명과 사회과의 성격과 교육목표입니다. 

https://youtu.be/ethuyqPFg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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