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보물찾기/책에서 보물찾기

부모에게 받은 최고의 유산-지금 사랑하지 않는자 모두 유죄(노희경) 중

지지파 2019. 8. 1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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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노희경의 에세이 '지금 사랑하지 않는자 모두 유죄'에 대해 글을 썼다.

https://st-oh.tistory.com/7

 

다시 사랑2.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노희경

시작은 언제나 엉뚱하다. 대만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고, 대만 여행 전 영화를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보았는데 사실 그냥 그랬고, '나의 소녀 시절'(our times, 2015)를 보았는데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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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서일 수도, 감동을 받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리고 아주 좋은 책을 통해서는 지혜를 배울 수 있고, 지혜를 깨칠 수도 있으며 내 스스로 지혜로워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노희경의 에세이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이 에세이집을 읽으면 인간과 사랑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되지만 그 중에서도 가족에 대한 내용이 많이 나와 가족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노희경의 어머니는 순하디 순한 사람이었고 베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유머감각은 많으나 경제적 생활능력이 부족하고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없으며 딸이 알기로만 대여섯번의 바람을 피웠고, 얼굴을 본 여자만 서너명이 되었으며 그 중 한 여자는 집에 와 어머니 옆에서 자기도 했다는 그런 남자이다. 그녀는 그 부모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과거를 이해하고, 화해하는지 찬찬히 고백한다. 그리고 '부모에게 받은 최고의 유산'이라는 글에서 부모님께 감사한다.

 

1. 두 분은 배우지 못하여, 지식으로 사람을 무시하지 않으셨다.

2. 두 분은 영민하지 못하여, 영민하지 못한 자를 무시하지 않으셨다.

3. 어머니는 아침이면 동네의 쓰레기를 주워 동네를 깔끔하게 하고, 쓸 만한 물건들을 챙겨 동네 경로당에 갖다 놓아 숱한 어른을 봉양했다.

4. 어머닌 말이 없고 말이 독하지 않아 말로 사람 가슴에 비수를 꽂지 않으셨다.

5. 어머니는 시장에서 주워 온 썩은 감자, 고구마, 배추를 다듬어 전을 만들고 음식을 만들어 자식을 살리고 이웃과 나눴다.

6. 두 분은 평생을 가난하여 가난한 사람을 늘 자신처럼 안쓰러이 여긴 까닭에, 두 고아를 거두어 출가까지 시켰고, 남들 없는 수양딸도 두었다.

7. 아버진 돈이 있으면 늘 주변에 쓰시며, 얻어먹는 것보다 주는 기쁜이 크다는 걸 강변하셨다. 

8 어머닌 마흔 후반부터 이미 늙어 이가 빠지고, 백발로 병환에 시달렸지만 아프다는 한탄을 일삼기보단 힘 좋아 자식들 기죽이지 않는 걸 늘 다행으로 여기셨다. 

9. 두 분은 먹고 살기만 하면 무엇보다 가족 간의 정이다 하셨다.

10. 두 분은 모두 암으로 돌아가겼는데, 돌아가시는 과정이 참으로 의연하고 아름다워, 죽음이 그다지 두려운 게 아니라 아르다는 마감의 기회라는 지혜를 주셨다. 

 

그리고 조카들에게 이렇게 당부한다.

 

세상을 무섭다고 지레 겁먹지 마라.

너희 부모도 나도 즐거이 살아온 세상이다.

세상은 너희의 생각보다, 훨씬 더 아름답단다.

겁내지 마라. 사랑한다.

 

 

겁이 덜컹 났다. 

우리 아이들은 내가 세상을 떠난 후 무엇이라 기억할까

 

나쁜 사람은 아니었으나 배운 것을 자랑하고, 배운 것으로 남을 공격하고 배우지 못한 사람의 가슴을 후벼팠다고 하지는 않을까

배운 것은 있으나 자기 밖에 모르고, 자기 가족 밖에 챙기지 못하고 사회와 공동체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했다 하지는 않을까

궁핍하지 않음에도 늘 부족했고, 경제적 부족함을 아이들이 부담을 느끼도록 하여 마음이 무거웠다 하지는 않을까

 

가슴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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