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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있어 살 맛이 난다. 한지민-지금 사랑하지 않은 자 모두 유죄(노희경) 중

지지파 2019. 8. 1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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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배운 애들말이 있다.

'치인다'

갑자기 이렇게 사랑 타령을 하게 된 것은 무언가에 치였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노희경의 에세이집에 잠시 치인 상태이다. 앞으로 두 꼭지만 더 쓸 생각이다. 얼마전 그러니까 4월 말에 치인 사건은 '눈이 부시게'였다.

http://tv.jtbc.joins.com/dazzling

 

눈이 부시게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누구보다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

tv.jtbc.joins.com

나이를 먹으니 자꾸 실수하고, 놓치고, 체력적으로 힘이 든다. 이렇게 나이 타령을 하니 동년배 동료가 '눈이 부시게' 안 보냐며 그거 보면 나이가 들면 어떤지 나오지 않냐며 이야기를 했다. 

한국드라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보지 않다가, 자꾸 나이 듦을 느껴 나이 든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궁금해서 보기 시작했다가 그대로 치었다. 그리고 한지민과 김혜자를 좋아할 수 밖에 없었다. 2007년 경성스캔들에서 보고 처음 보니 10년만에 보는 한지민이다. 그냥 새침할 거 같은데 얼마나 연기를 잘 하고 예쁘고 푼수같은지. 그리고 김혜자씨는 뉴스룸의 손석희 인터뷰를 찾아 볼만큼 사랑스럽고, 고맙고 그랬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나이 듦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고, 인생을 다시 돌아 보게 되었고,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인생 뭐 있어,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랑하며 사는 거지, 그게 제일 중요하지 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다. 그리고 다시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지민과 만나고 헤어졌는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다시 만났다. '지금 사랑하지 않은 자, 모두 유죄'에서 노희경은 한지민과 JTS(join together society, 정토회에서 운영하는 국제 구호 단체) 활동을 했을 때을 기억한다. 

자신의 가난했던 시절을 기억하고, 필리핀 알라원을 갔을 때를 기억한다. 자신의 어린 시절처럼, 그들도 자신들이 떠나도 좋은 추억을 주는 것이니 충분할 것이라 생각했더니 한지민이 그러지 말자 했단다. 

 

'지속 적으로 이들에게 공책도 보내고, 중학교에도 보내고, 고등학교도 보내보자 한다. 그 맘에 참았던 울음이 울컥 나온다. 나는 가난을 당해봐서 그런 맘도 낼 수 있지만, 귀하디귀하게 자란 한지민에게 이런 맘은 절대 쉽지 않다. 근데 요 조그만 여자애가 무슨 맘이 그리 큰지, 언제나 선뜻선뜻이다.'

 

오늘은 8월 14일. 일본의 경제침략으로 반일감정이 고조되는 이 시기에 돌아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다. 인간이 아무리 위급하고 고통스러워도 해서는 안되는 일들이 있다. 우리는 그런 것을 반인륜 범죄라 한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고 기억하는 것은 그런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다. 

이상하게도 우리 나라는 진보와 보수로 갈라져 정치적 입장에 따라 역사적 사실에 대한 평가 역시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문제는 그 정도가 지나쳐 합리적 토론과 시장 경제 체제에서의 소비자의 선택(학설에 대한, 어떤 과정을 거친 제품인지, 어떤 철학을 가진 기업인지)보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의견이 맞지 않으면 달려가 욕을 하고 싸워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가장 커다란 장애라 생각하며 그것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북한과의 우호관계 정립, 정전협정, 통일이라 생각한다. 

아무튼 우리 나라에서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보여주는 것은 아주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것이 진보이던, 보수이던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오늘 한지민을 다시 만났다. 바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에서 피해자 할머니의 딸의 편지를 대독하였다. 제안을 받았을 때 한지민은 노희경의 말처럼 선뜻선뜻 허락하였을 것이다. 참 예쁜 배우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lwkobjUPT2o

 

노희경의 말처럼 '한지민, 그대 덕분에 세상이 좀 더 살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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