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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교사를 위한 MBTI(3) - 교실에서의 외향형(E)와 내향형(I)

지지파 2020. 8. 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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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기관에서 상담하던 학생이 시무룩해져서 왔다. 실업계 특성화고를 다니던 여학생은 취직을 위해 생기부를 제출해야 하는데 담임선생님께서 내향형이라고 써놓았다는 것이다. 요즘 기업에서는 내향적인 학생은 보지도 않고 뽑지를 않는다고 하는데 어떡하냐며 걱정을 했다. 

실로 외향형의 시대이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알려야 하고, 표현해야 한다. 빠르게 상대방의 말을 듣고 받아칠 수 있는 순발력이 필요하며, 분위기를 밝고 즐겁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반면 내향적인 사람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고, 같이 있으면 재미없고 불편하다.

 

공부를 잘하는 것이 자신의 능력인 거 같지만 사실 시대에 따른 다른 능력이다. 내가 학교 다닐 때, 그리고 교직에 나와서 한참 동안은 내향적인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것을 암기하고 이해하고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의 앉아서 하는 공부가 필요하다. 그러니 친구와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활동적인 학생은 앉아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으니 내향적인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는 것은 당연하였다. 

그런데 시대가 달라졌다. 모둠 수업을 하고, 토론 수업을 하니, 선생님 질문에 능동적으로 대답하거나 적극적으로 수업 중 모둠 활동에 참여하거나 이끌어가는 학생이 눈에 띄게 되었다. 거기다가 지필평가 점수 비중이 낮아지고 수업 과정 평가가 강조되면서 모둠 활동만 한다고 하면 가슴이 뛰는 내향형 학생들은 억울할 수가 있겠다. 

 

나 역시 수업 시간 중 발표 횟수를 반영하여 수행평가 점수를 주었는데 우리반에 공부를 아주 잘하는 학생이 있었다. 한 번도 능동적으로 손을 들고 발표를 하지 않았는데 그 학생에게 매시간 한 번 발표를 하는 미션을 주었다. 그런데도 결국 한 번도 손을 들고 대답하거나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 학생에게는 참 여려운 일이다. 남 앞에 나서는 것은. 

 

 

내향형과 외향형

 

어떤 사람이 외향형인가, 내향형인가는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다. 한 개인이 외향성인지 내향성인지는 그 사람이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주의 집중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이고 또 그 사람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결정된다.

외향성인 사람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교제함으로써 에너지를 얻는다. 이들은 대개 사교적이며 수다스럽고 생각보다 말을 먼저 한다. 따라서 그들은 말하지 말아야 했는데라며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외향성은 활동적이고 열정적이라 친구가 많고 낯선 사람과도 쉽게 친해진다. 내향성의 사람은 혼자 있는 것을 즐기고 혼자 있는 것을 통해 힘을 얻는 사람들로 내면세계가 주요한 힘의 근원이다. 그들은 자신을 드러내는 속도가 더디지만, 일단 마음을 열면 외향성의 사람보다 더 깊이 사귄다. 내향성의 사람은 조용하고 신중한 편이다. 먼저 생각하고 그다음에 행동하며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그때 그렇게 말했더라면후회하기 쉽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교실에서 외향형 아이들과 내향형 아이들

교실에서 외향적인 아이들은 목소리가 크고 시끄럽다. 적극적이고 나서기를 잘 한다. 각반에 아는 아이들이 많고 재미가 있다. 지루한 수업시간에 즐거움을 주는 것도 방해가 되는 것도 외향형의 아이들이 많다. 그들은 다른 아이들과 함께 모둠별로 무엇인가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외우는 것도 한 명이 묻고 대답하면서 외우는 것을 좋아한다. 가만히 진득하게 앉아서 공부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습 시간에 떠들기 일 수이며, 떠들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자거나, 야간자습 시간에 도망가기 쉽다.

 

외향형 아이들은 성장과정에서 두 가지 피드백을 많이 들어왔을 것이다. 아이들이 무엇인가 새로운 개인기(걷기, 배변, 말하기, 유치원에서 배운 노래, 율동 등을 하기, TV 연예인 따라하기 등)를 할 때마다 잘한다는 긍정적 피드백을 받아왔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더 인정받기 위해 더 적극적이고 나서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애가 산만하다’,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나댄다’, ‘시끄럽다라는 말을 들으며 혼나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 물론 이런 피드백으로 외향형 아이들을 조용한 아이들로 만들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다소 시끄러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 피드백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그들은 겉으로는 밝고 명랑하고, 생각이 좀 없어 보이고, 그저 즐거운 아이들처럼 보이지만 사실 속마음을 보면 진정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없고 자신의 속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어 외로워한다. 잠시라도 자신이 밝지 않으면 다른 친구들이 무슨 일이 있냐고 묻기 때문에 끝없이 재미있고 즐거운 척을 하느라 힘이 들기도 하다.

 

내향형 아이들은 조용하다. 잘 보이지 않는다. 1년이 지나도록 몇 마디 나눠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 나에게 다가오지도 않고, 나도 선뜻 다가가고 싶지 않다. 막상 상담을 하려고 만나더라도 짧은 대답과 긴 침묵을 이겨내기 쉽지 않다. 그러면서 학년말 이 아이들이 보낸 카드 또는 편지, 학급운영 평가서를 보면 깜짝 놀란다. 다 보고 있었다. 그들은 혼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혼자 독서실에 가서 몇 시간이고 앉아 공부할 수 있다. 수업시간에 모둠수업을 하면 그 시간이 시작되기 전부터 짜증이 밀려오고 배가 아프기 시작한다. 그들은 쉬는 시간에도 혼자 책을 읽거나 MP3로 음악을 듣는다. 친구가 1~2명 정도 있는데 그들은 꽤 친해 보인다. 공부를 곧잘 하는 친구들도 있으나 나서지 않는다. 의사표현을 분명히 하지 않는다. 아이가 조금만 적극적이고 사회성이 있으면 더 큰 나무가 될 거 같은데 별로 큰 나무가 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내향성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다음과 같은 피드백을 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아이가 아이같지 않고 가만히 잘 있네요.’, ‘엄마를 힘들지 않게 하네요.’ 이들은 가만 집에 좋아하는 장난감, 책이 있으면 친구 없이도 잘 논다. 힘든 엄마에게 이런 아이의 모습은 좋게 느껴진다. 그런데 유치원 가면서부터 엄마를 안 떨어지려고 하고, 유치원에서 혼자 있거나,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점수가 어느 정도 나오는 아이도 수업시간에 대답을 잘하지 않는다. 부모들은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성적표에 내성적이며.....’, ‘침착하고......’, ‘과묵하며......’라는 표현은 결코 좋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너도 해봐’, ‘너도 잘 할 수 있어’, ‘크게 대답해야지.’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아이는 미칠 거 같다. ‘안되는데 어떡하란 말이야.’ 나는 이런 쉬운 것도 대답하지 못하는 ‘바보인가 봐’라고 자책하며 자존감은 떨어진다.

 

교실에서는 이러한 서로 다른 아이들 함께 살아가고 있다. 여기에 서로 다른 교사가 합류를 한다. 교사 1인은 학생 전체에 해당될 만큼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교사의 성격적 특성은 담임 학급과 교과 담당학급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예를 들어 외향형 아이들은 아이들과 상호작용을 자주 하지 않으면서 침착하고 차분하게 설명을 하는 내향형 교사의 설명이 지루하게 느껴지기 쉽다. 내향형 아이들은 외향형 선생님이 좋아하는 발표와 모둠 수업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내향형 아이들은 외향형 선생님의 질문이 다그치는 것처럼 느껴져 위협감을 느낄 수 있다. 같은 유형이라 하더라도 갈등이 없을 순 없다. 서로 좋아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또다른 갈등이 있다.

 

* 추천 자료로 꼭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 EBS 다큐프라임 당신의 성격 3- 나는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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